사위질빵
한 여름을 지나면서 덩굴처럼 담쟁이가 건물을 집어 삼키듯이 어느순간 울타리를 점령해버리는 기세좋은 꽃이다.
하루가 다르게 하얗게 변하는 울타리를 보면서 한여름의 뜨거운 태양처럼 불타는 열정을 발산하는 것 같아
경이롭기도 하다.
그 정열에 감탄해서인지 많은 나비와 벌들이 찾아와 스킨십을하고 떡고물을 가져간다.
Aoiifolia Virgin`s Bower
october-clematis
출처: http://14128625.tistory.com/250?category=693004 [일상을프레임에가두다]
가을걷이가 한창이던 때 일손을 도우러 오랜만에 사위가 처가를 찾았다. 선선한 바람도 불지 않는 뙤약볕이었다. 사위를 비롯해 남정네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일을 했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장모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오랜만에 온 사위가 일하느라 고생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던 것이다. 그렇다고 다른 이들은 일하는데 사위만 쉬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던 중 장모는 꾀를 내었다. 장모는 들판에 핀 ‘사위질빵’의 줄기를 엮어 ‘질빵’을 만들었다. 이를 지게에 매달아 사위에게 주었다. 조금만 무거운 짐을 지을라치면 지게는 힘없이 끊어졌다. 지게를 못 쓰니 사위는 쉴 수밖에 없었다. 가벼운 것만 들고 쉬엄쉬엄 일하라는 장모의 ‘사위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