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하는 엄마들] "너무나 충격적인 미성년자 스쿨 미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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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하는 엄마들] "너무나 충격적인 미성년자 스쿨 미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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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수종> 미투 운동, 사회 전반적으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장하나> 저도 여성이고 또 딸의 엄마이고, 사실 이 문제는 아들을 가진 엄마도 똑같이 고민하는 부분일 겁니다. 그런데 일단 미투라는 것이, 나도 당했다, 의미가 아니라, 나도 고발한다, 이런 의미이잖아요. 그런 의미를 같이 되새겨주셨으면 하고요. 또 하나 저희 때만 해도 몸가짐을 단정하게 해라, 늦게 다니지 마라, 남자들과 어울리지 마라는 얘기를 여성들, 딸 자녀들에게 많이 가르치죠, 다그치는데 어쨌든 바뀌어서 좋은 시그널은 아들들에게도 아들들이야말로 예컨대 몸가짐 조심하라는 얘기를 듣는 시대가 어쨌든 되었고, 그것만으로도 커다란 변화이고요. 희망을 많이 보려고 노력 중입니다.

◇ 곽수종> 우리 사회 예를 들어서 사극을 보면, 조선시대 왕조도 그렇고 왕세자를 보셨습니다, 그런데 공주님에 대한 스토리는 거의 안 나오잖아요. 그게 우리나라 사회 오래된 내용인 것 같은데.

◆ 장하나> 그렇게 얘기할 것도 없고. 저희 할머니 세대라고 할까요. 예컨대 남편이 부인에 대한 가정폭력 이런 것들, 자녀에 대한 폭력들이, 가정폭력이 만연했죠. 얼마 되지 않은 일들입니다, 사실.

◇ 곽수종> 그게 제가 뿌리 깊다는 의미로 옛 사극을 말씀드린 거고요. 어떻습니까. 미투 운동 첫 시작이 서지현 검사 폭로로부터 시작되고, 우리 사회 전체에 주는 의미를 말씀해주셨는데요. 이런 내용들이 연예계, 학계, 법조계, 언론계 여러 군데 곳곳에 없는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최근에는 학교, 특히 대학이 아닌 아직 저학년 쪽에서 있었던 경우, 옛날에도 있었죠?

◆ 장하나> 저도, 물론 경중의 차이는 분명히 있지만 학교에 속된 말로 변태 선생 하나 없는 학교가 어디 있었겠습니까. 학교 주변에 바바리맨 있다는 말처럼 학교 안에 변태 선생 하나 정도 있다고 많은 여학생 시절을 떠올려 보면 공감하실 것 같은데요. 저희도 미투 운동 가지고 주변 여성들끼리, ‘정치하는 엄마들’ 회원들끼리도 얘기를 당연히 많이 하지 않겠어요. 그런 기억들을 공유하고 있으면 알 수 있고요. 하나 또 짚고 싶은 것은, 미투 운동에 대해서 특히 폭로한 미투 운동에 동참한 여성들에 대해서 제도적으로 법적으로 하지 않고 폭로라는 방식으로 하느냐, 이런 얘기들을 댓글이나, 직접 들은 건 아니지만 얘기하시는데요. 한국에서 첫 미투 운동의 시작으로 말씀하신 서 검사 얘기를 하셨어요. 사실 검사라고 한다면 대한민국에서 사법 제도를 누구보다 잘 알 수 있는 직종에 있는 사람이고 주변에서 성폭력 피해, 가해가 벌어진 상황도 다 법조인들 사이에서 일어난 거란 말이죠. 한국 사회가 특히 사법제도가 너무 만연해 있는 성폭력을 제도적으로 막기에는 부족했다는 게 저는 서 검사의 사례이고, 많은 부분에서 이것들이 폭로라는 방식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것들을 감안해주시면 이상한 잘못된 개인들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가 전반적으로 모두 다 곪아 있다. 이러한 사법제도가 여성들에게, 피해자에게 법의 정의를 실현시켜주지 못했다는 것을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왜 저렇게 다 당했대, 남성 여성 간 대결 구도 말고 한국 사회가 구조적으로 문제 있다는 것을 집중해주시길 바라죠.

◇ 곽수종> 굳이 선진국이나 다른 나라 예를 비교할 필요 없이 우리나라 안의 문제로 집중해본다면,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신고나 또는 주변에 많은 분들이 학생을 돕거나 소수자의 보호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서지현 검사도 그렇지만, 주변에게 이런 사실을 알려도 적극적으로 보호해주려는 분들이 없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 장하나> 그렇죠. 가해자의 입장들도 별로 내가 다치지 않을 것 같다는 것들이 사실 가해의 하나의 동기가 되고요. 피해자도 당시에 자기의 상황을 주변에 말 못하는 것도, 내가 더 당할 거라는 사회 구조가 문제인데요. 말씀하신 스쿨 미투, 학교 내에서 미투 운동에 대해서. 대학교도 있고 학계 얘기도 있었지만, 충격적인 게 중학생, 너무 어린 여학생들에 대한 스쿨 미투가 최근에 터져 나와서 저의 청소년 시절도 당연히 떠오르고 부모로서 너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는데. 지금 법적으로 다뤄야 하긴 하지만 폭로된 내용을 보면, 서울 내에 소재하는 모 여중학교의 얘기이고요. 한 여성이 9년 전에 본인이 16세 때 당했던 내용, 모 교사에게 성추행 당했는데 차 조수석에서 심하게 성폭행을 당했고, 성기 등 신체 부위를 만지고 수치심을 느꼈는데 그 교사가 사랑해, 이렇게 얘기해서 어릴 때는 그게 사랑인가, 아닌가, 이런 감정들,

◇ 곽수종> 모르죠.

◆ 장하나> 네, 그런 상황이었다. 9년 지난 후에 내가 이렇게 얘기하는 이유는, 물론 미투 운동이 시작됐기 때문에 자기도 참여하지만 또 다른 피해자가 없길 바란다는 내용들을 얘기했고요. 그 이후에 충격적인 것은 그 교사에게 나도 당했다는 학생들이, 미투 운동이 그렇지 않습니까. 본인의 실명, 나의 신상을 공개하면서 이게 사실이라는 것을 강변합니다. 보통. 여성의 경우 본인의 피해 사실을 밝히지 못하는데 있어서 본인과 특히 가족들의 명예랄까요, 이런 것을 상당히 고민하거든요. 그런데 처음에 모 여중 스쿨 미투를 시작한 여성분, 성인이시지만 현재 그 교사가 재직 중이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얘기했다고 하고요. 그 이후 같은 학교 학생들이 계속 제보하는데요. 본인의 부모에게, 지금까지 참아온 것은 아빠 엄마가 이 사실을 알면 너무 괴로워할 것 같아서, 상처받을 것 같아서 말을 못 했는데, 말 한다. 그 대신 내 얼굴, 못 본 척 하고 출근해줘. 학교로 쳐들어가서 그 교사에게 가지도 마, 내가 알아서 하겠어요. 이렇게 부모에게 카톡을 보냈고. 그 부모님이 자녀에게 받은 카톡을 SNS에 공개하면서 우리 가족과 딸아이를 지지해달라는 이런 내용을 올리고요. 이 문제가 비단 피해자 한 명이 아닌 가족들의 문제이고 가족들과 주변에 지지, 당신이 옳은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이 스쿨 미투뿐만 아니라 미투 운동에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특히 미성년자 이야기를 하셨는데, 작년 11월에 저희가 정치하는 엄마들 사이에서 특히나 많이 회자되고 충격적인 사건이, 모 연예기획사 대표가 40대 후반이거든요. 본인보다 27세 연하인 10대 여성과 수차례 성관계를 갖고 동거도 했고 임신한 사건이 있어요. 그 여성이 성범죄로 고발했는데 1심에서 징역 12년, 2심에서 징역 9년이 나왔지만 결국 3심까지 가서 대법원에 가서 무죄 판결이 났어요. 같이 동거했고 특히 그 남성이 다른 사건으로 이렇게 복역했나 봅니다. 그 기간에 남성의 자녀를 돌봐준 것들이 정말 사랑하지 않았었냐고 하는데. 이것부터가 문제죠. 미성년인 존재들이 사랑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에요. 우리보다 모자라고 사랑을 모른다는 게 아니라, 그래도 성년과 미성년의 관계는 엄중히 다뤄야 하고 헐리웃 영화도 보시면 심지어 미성년자 여성이 성매매를 했어도 본인이 돈을 받고 성매매를 해도 남성이 처벌 받는 게 나와요. 남성이 경찰 조사를 받을 때 미성년인지 몰랐다, 10대로 보이냐, 그 정도로 미성년자와의 관계는 너무 엄중합니다. 그런데 한국 상황은 아직도 사법제도는 너무 정의롭지 못하다. 미투 운동은 있을 수밖에 없고 계속되지 않겠나 보고 있죠.

◇ 곽수종> 방금 말씀주신 내용을 참고로 하면, 미투 운동에 사실 시작도 결국 피해자분들이 극복할 수 없었던 정신적 고통이 어느 정도 말씀하시고 겉으로 드러내기 시작하면서부터 본인의 치유도 시작되고, 사회 전체 치유적 측면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여러분들이 동참해서 사회 전체적으로 좀 더 건전해지고 이런 문제를 다시 생각해보는 것으로 만들어 놓는 것이 상당히 용기 있고 고마운 일이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 장하나> 저도 늘 고맙고 감사하다는 마음 바탕에 있고요. 그 여성들이 그 일을, 사인 간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 그렇게 사회적으로 공표하지 않거든요. 이건 일단 다시 반복되지 말아야 하고 나쁜 일이 다시 벌어지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를 갖고 사회적으로 드러내는 것이기에, 그래서 미투를 운동이라고 부르는 거죠. 개인들의 행동으로 작게 보시지 말았으면 하는 얘기들을 다시 한 번 드립니다.

◇ 곽수종> 그런데 어떤 분들은, 상당히 무고로 내가 당한 것 같다, 어떤 분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분도 계시는데, 알고 봤더니 공개된 카톡 내용이 조작된 것도 같다. 두 가지 문제입니다. 피해자 분들에 대한 2차 피해 걱정되는 게 있고, 또 하나는 가해자라고 지목된 분에 대해서 무고로 하신 분들이 있을 수 있지 않겠나. 이런 부분에 대한 우리 인식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간단히 설명해주세요.

◆ 장하나> 1대 99의 문제라고 들고요. 저만 해도 어떤 기억이 나느냐면, 이 사건이 곽수종 박사님께서는, 나는 잘 살아왔나 혹시 돌아본 계기는 안 됐나요?

◇ 곽수종> 저는 늘 생각하는데, 말과 행동으로 죄를 매일매일 짓고 사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에, 조금 더 그런 생각을 해본 적 있습니다.

◆ 장하나> 저는 이 계기를 통해서 여성으로서 한국에서 40년 이상 살아온 저의 삶을 돌아보자. 나는 내가 원하는 것과 원치 않은 것을 쭉 제대로 알아왔는가, 알았을 때 표현을 잘 해왔는가. 내가 못 했다면 무슨 이유였는가, 돌아봤는데요. 되게 괴로워요. 여성으로서도 이 상황을, 남성들이 잠재적 가해자, 우리는 피해자, 이런 선 긋기보다는 왜 나는 몰랐지, 왜 나는 그때 그게 부당하다고 얘기를 못했지, 지금이라면 그러지 않았을거야, 이런 경험이 너무 많습니다. 살아오면서 직장에서, 학교에서, 여러 장소에서. 그런데 그러면서 생각하는 건, 사법제도 얘기도 했지만, 페미니즘, 인권, 이런 교육들. 북유럽은 성평등한 유치원, 어린이집이거든요. 남성 여성 성역할이나 성별 때문에 나이 때문에 피부색, 인종 때문에 모든 것이 차별의 매개가 되어서는 안 되잖아요. 누구나 동의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과연 우리는 그렇게 살고 있는가를 돌아보는 계기도 됐으면 좋겠고요. 성폭력 성범죄가 우리 일상에서 너무 동떨어지게 벌어지는 게 아니라 미투 운동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은 너무 일상 속에 묻혀 있어요. 유명 영화배우, 교수 등 사건들이 나오지만, 모 여중 미투 운동과 마찬가지로 여성으로서 제 삶을 돌아보면서 제 삶을 돌아보면서 느낀 게 너무 일상적으로 특별한 대단한 권력이 아닌 중학교 교사의 권력, 이런 것들도 너무 큰 차별과 폭력의 매개가 되고 있다는 것을 봐줬으면 좋겠고요. 특히 저도 진지하게 보진 않았습니다만, 남성들끼리 주고받는 펜스룰 카톡이 있더라고요. 목례 이상은 여성과 하지 말라든가, 나중에는 감정적이고 진심은 아니겠지만, 아예 여성 직원을 뽑지 말아야 된다든가 이런 얘기를 하는데요. 사실 이러한 부작용은 당분간 더 지속되겠지만 이런 것들이 남성 여성이 같이 안 살 수 없거든요. 여성들은 어느 도에 살고, 이런 건 불가능한 거고요. 문제 해결도 남성과 여성 모든 시민들이 머리를 맞대는 문제예요. 그리고 여성 남성이 불가촉하라는 게 아니라 동등한 사람으로서 존재하라는 거죠. 남성들끼리도 주변 남성 직원과 여성 직원을 동등하게 대하라는 거지 선 그으라는 건 정말 거꾸로 읽은 거라는 얘기를 드리고 싶어요.

◇ 곽수종> 사회적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나라이고, 이런 것들도 어릴 때부터 교육을 통해 천천히 생각하는 사회로 가는 하나의 단계가 아닐까 생각하고요.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장하나> 네, 감사합니다.

◇ 곽수종> 지금까지 장하나 정치하는 엄마들 공동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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