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전남 함평 시골의사가 쓴 시골의료현장
이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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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6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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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골의사가 쓴 시골의료의 현장 > -김창훈-
시골에 실제로 의사가 부족할까?
아니다. 현재 시골에도 의사와 의료기관은 포화상태이며, 신규 개원할 자리를 찾기가 힘든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의사가 과포화 상태인 서울과 비교하여 시골지역에 의사가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이런 정부의 주장을 바탕으로 시골 지역 의료의 실태를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1. 시골지역의 의료 현황
인구 5만이 안되는 전남에서도 가장 작은 규모에 속하는 함평군에 현재는 14개의 개인의원이 존재한다. 원래는 17개의 개인의원이 있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4곳이 경영 악화로 폐업을 하고 한 곳이 신규로 개원하여 현재 14개의 개인의원들이 운영 중이다.
함평군에서 의료활동을 하고 있는 의사의 전공은, 일반과, 가정의학과, 응급의학과, 내과, 흉부외과, 외과로 다양하며, 과거에는 산부인과, 정형외과 의사도 있었으나 현재는 산부인과와 정형외과 의사가 폐업하고 타지로 떠난 상황이다.
다만 문제는 건강검진을 담당하는 내과를 제외한 모든 개인의료기관이 자신의 전공을 살리지 못하고,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 관리 및 일차진료와 통증, 물리치료 위주의 진료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필수 의료를 담당할 전문의가 있음에도, 전문 의료기관이 존재하지는 않는 실정이다.
2. 시골지역에서 의료기관 경영이 힘든 이유.
1) 진료를 주 업무로 하는 보건소의 운영
현재 함평군에는 14곳의 개인의원이 존재하며 1개의 소형 병원급 기관과 2개의 요양병원이 존재한다.
이에 반해 함평군에는 보건소와 보건지소, 진료소 등 진료 업무를 담당하는 공공의료 시설이 거의 30 개 가까이 되는 실정이다.
또한 의약분업 예외 지역의 보건지소와, 보건진료소에서는 약제비가 모두 무료인 상황이다.
거기에 더해 보건소에서는 이동식 진료센터라고 하여 버스에 각종 검사기기와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물리치료사 등이 동행하여 매일 마을을 돌아다니며 마을회관에 환자들을 모아서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함평군 의료기관들은 지속적으로 환자 감소를 겪고 있으며 경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많은 만성질환 환자들이 공짜로 약을 타기 위해 보건지소와 진료소로 몰리고 있으며, 보건지소의 특성상 의사가 자주 바뀌거나, 의사가 없는 보건진료소에서 진료가 이루어짐에 따라 만성질환자의 지속적인 관리가 잘 되지 않는 실정이다.
결국 정부와 지자체의 선심성 행정이 시골지역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의 경영을 더욱 힘들게 함으로서, 의료사각지대를 더욱 넓히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 병의원 입지 선정의 어려움.
시골지역은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중심상권이 아주 좁다는 특징이 있다. 보통 이 지역에는 장터와 터미널 그리고 농협이 가깝게 위치해야 한다.
또한 좁은 중심상권의 땅값은 도시에 비해 싸지 않으며, 일부 지역은 오히려 웬만한 도시 보다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시골지역 중심상권은 쉽게 변하지 않고 수십년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건물들도 낡고 오래되고, 작은 건물들이 밀집해 있다.
그에 따라 상대적으로 넓은 평수에 각종 장비를 갖추어야 하는 병의원 입지 선정에는 어려움이 많으며, 병원급 기관은 중심상가가 아닌 외곽 지역에만 존재할 수 있으며, 개인의료기관은 중심상가에 위치하기 위해 최대한 평수에 맞추어 장비를 마련해야 하며 그에 따라 진료에 제약이 따르게 된다.
결국 시골에서 자신이 원하는 진료 행태를 갖추기 위해서는 직접 땅을 구매하고 건물을 새로 지어야 가능할 것이나, 그 비용이 수십억에 이르며, 밀집된 지역의 건물을 매입하여 철거하고 새로 건설해야 하는 일체의 과정에 어려움이 많이 따르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시골지역은 노인환자가 많다는 특성상 의료기관이 1층에 위치해야 하거나 엘리베이터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부지 선정이 더욱 어렵다고 볼 수 있다.
함평군 역시 새롭게 지어져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신협과 농협 마트 건물의 2층에 비싸게 세를 주고 개설한 신규 의료기관 이외에는 이와 같은 2층에 존재하는 의료기관을 찾기가 힘들다.
3) 고질적인 구인난
시골 지역에는 의료기관에 근무할 면허를 가진 간호사나 간호조무사, 물리치료사, 방사선사 등의 의료기사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시골 지역의 의료기관들은 인근 도시에서 직원을 구하고 있는데, 출퇴근 거리가 먼 지리적 여건으로 인해 직원을 구하기가 정말 힘들다.
군의사회에서 자주 나오는 이야기가 직원이 사직하고 직원을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는 푸념이며, 이는 시골지역의 의료기관을 경영하는 의사들의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최근 인근 무안군에 마취통증의학과를 전공한 선배가 수 년 전 개원을 했다가, 물리치료사를 구하기가 힘들어 결국 물리치료사 없이 간호사 한 명 만을 두고 통증 주사 치료 위주의 진료로 경영을 유지하다가 폐업한 사례가 있으며, 함평군에서도 한 기관이 물리치료사를 구하지 못해 경영난에 허덕이다가 결국 폐업하고 다른 곳으로 가기도 했다.
이러한 특성상 시골지역은 도시에 비해 직원의 기본 급여가 적게는 수십만원이 더 높은 실정이며, 이에 더해 교통비 혹은 인근 지역에 원룸 등의 숙소를 직접 구해주기 까지 하는 실제로 직원 1인 당 지출 비용이 도시에 비해 적게는 50~60만원이 더 높은 실정이다.
이는 시골지역에서 의료기관을 개설한 의사들의 경영난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4) 노인 정액제 문제
시골 지역 노인환자들의 특성은 본인 부담금 100원에도 민감하다는 것이다.
노인 환자들은 1500원 하던 본인부담금이 갑자기 4500원 이상의 가격으로 건너 뛰면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화를 내며, 이는 진료를 거부하거나, 직원들과 언쟁과 다툼을 넘어 보건소에 민원으로까지 이어진다.
본인의 경우에도 TPI 치료의 본인부담금이 15000원 정액구간을 넘어서 본인 부담금이 4500원을 넘어선 해부터 환자들이 갑자기 빠져나가 경영에 어려움을 겪은 기억이 있다.
결국 이 문제로 군의사회에서는 토론도 이루어 졌으며 적당한 합의도 이루어 졌다.
최종적인 결론은 정액제를 넘어선 구간에서 까지 본인부담금을 할인하는 경우에는 환자 유인행위로 불법이기 때문에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다만, 정액제 구간을 넘지 않도록 청구하여 본인부담금을 맞추는 경우는 허용하기로 하자는 것이었다.
결국 시골 의료기관은 1인당 진료비가 적게 조절하여 진료를 하고 있으며, 의료기관의 유지를 위해 환자의 내원 횟수가 많은 박리다매 식의 형식으로 경영을 하게 되었으며, 이는 시골의료기관은 싸게 치료하는 곳이라는 인식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실제로 시골 환자들은 인근 도시에 가서 진료를 받는 경우에는 수 만원에서 수 십만원의 진료비는 당연하지만, 자신이 거주하는 시골 지역에서는 몇 천원의 진료비도 비싸게 여기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었고, 이로 인해 시골지역에서는 고가의 장비를 구매하여 진료하는 행위 등을 상대적으로 기피하고 위축된 진료를 시행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이는 또한 반대로 시골 지역에 전문의료기관이 부족한 현상을 낳게 되었고, 시골 지역 주민들의 불만을 만들어 내게 되었다.
5) 심평원의 규제
시골지역의 의료의 특징은 딱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다.
노인 중심의 진료.
이로 인해 시골 지역의 진료는 내원 일 수가 도시에 비해 높고, 주사 처방이 많으며, 약제비가 높고, 1일 처방 약 개수가 많다라는 특징이 있다.
이는 모두 심평원의 지표연동자율개선제의 규제 대상이며, 매번 경고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고, 또한 잦은 주사 처방과 약처방, 높은 내원일 수는 삭감의 주요 타겟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로 인해 의사는 환자와 자주 다툼을 하거나, 아니면 공짜로 물리치료, 주사 등을 해주거나 심한 경우 진료비 마저 포기해야 하는 경우에 이르기도 한다.
6) 장거리 출퇴근
시골지역에 근무하는 의료인들의 삶의 형태는 딱 두 가지로 표현할 수 있다. 인근 도시 지역에서 장거리 출퇴근, 혹은 혼자 시골에 거주하며 주말에만 가족을 만나는 것이다.
시골지역에 근무하는 의사들은 결국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포기하거나, 가족과의 시간을 많이 가지지 못한다는 불이익을 감내해야 한다.
또한 시골 노인들의 특징은 아침에 일찍 나온다는 것이고, 그에 따라 진료시간도 8시 혹은 8시 30분에 시작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보통 출퇴근 시간에 1시간 정도 자가 운전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골지역에 근무하는 의사들의 피로도는 도시에서 근무하는 경우에 비해 훨씬 높은 편이며, 삶의 질도 그만큼 떨어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7) 군청 복지과에서의 규제
시골지역은 도시에 비해 예산이 부족하고 그에 따라 의료급여 환자에 대한 규제가 심한 편이며, 심한 경우에는 의사의 진료에 까지 간섭을 하기도 한다.
많은 급여 환자가 원하지 않음에도 구청에서 강제로 정한 의료기관에 지정을 하게 되고, 이로 인해 원하는 진료를 받지 못해 규제를 받고 있기도 한다.
글을 쓰는 본인의 경우에는 의료급여 환자들에게 가능하면 지정을 하지 말라고 안내하고, 본원에 되어 있는 지정도 될 수 있으면 풀어라 라고 말하지만, 그럴 경우 대부분의 환자가 다른 의료기관에 지정되는 걸 자주 보아 왔다.
그리고 그 환자가 본원에 와서 진료를 원하고 약을 처방 받기를 원하여 처방을 하기도 했는데, 나중에는 군청에서 전화가 와서 그 환자는 지정병원에서만 약을 타야하기 때문에 약 처방을 절대 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그 환자는 사실 내가 개원하면서부터 12년 간 단골이었고, 급할 때면 나를 찾는 환자 였지만 결국은 원치 않게 다른 곳에서 진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고, 나는 지금까지 내가 해왔던 처방전을 뽑아 주며 지정 병원에 가서 약을 타라고 안내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그에 더해 열악한 예산을 가진 시골에서는 연말이 되면 급여 청구 비용을 미지급 하는 경우도 다반사이며, 이는 의료기관의 경영난을 더욱 부추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8) 비싼 치료는 도시에 가서 받는 시골환자들
과거에 한 원장님이 큰 포부를 가지고, 정형외과 의사를 부원장으로 초빙하여 큰 돈을 투자해서, 수술실을 만들고 입원실을 차려서 환자들을 치료하려고 한 적이 있었다.
결과는 몇 개월을 못버티고 정형외과 진료를 닫아야 했다.
정형외과 부원장의 인건비를 감당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결국 함평군은 지금까지 2분의 정형외과 전문의가 근무했었지만, 지금은 아무도 없는 실정이다.
시골의 어느 환자도 정형외과 수술을 받아야 할 지경에 이르면, 아무리 뛰어난 의사를 초빙했다고 해도 시골에서 수술하려고 하지 않고 도시로 떠난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인 것이다.
미용을 하던 원장님도 그렇고, 비싼 통증치료를 하던 원장님도 그렇고, 결국은 그 수요가 부족하고, 환자는 시골보다는 도시를 택한다는 특성 때문에, 같은 치료를 아주 싸게 하지 않는 이상 시골에서는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는 게 현실이다.
3. 결론.
지금까지 말한 사실들은 실제로 이 글을 쓴 본인이 12년 간 시골에서 진료를 하면서 직접 보고 듣고 느낀 시골 지역 의료기관의 현실이며, 이런 문제들 때문에 시골 주민들은 왜 시골에는 특정 전문의가 없냐고 불만을 가지게 되고, 의사가 부족하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시골에 의사가 부족한 게 아니다.
실제로 부족하지도 않았으며, 지금도 부족하지 않다.
다만 이러한 의료 여건으로 인해 의사들은 시골에 가는 것을 기피하는 것 역시 사실이며, 혹시 오게 되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대로, 환자들의 불만을 해결할 수 있는 의료를 행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의사가 부족한 것이 아니다.
다만 시골에서는 환자들의 니드에 맞추다 보니, 그리고 여러 규제와 여건들 때문에 할 수 있지만 안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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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선 이건희라도 뚫지 못하는 전국민의료보험제도가 있습니다. 바이탈과에 환자가 돈 수천만원을 낸다고 해도 병상을 구하기 힘든 이유는 보험에 포함된 진료는 정해진 그 이상을 받으면 의사가 감옥가고 정해진 그 가격대로 받으면 병원이 운영안되기 때문이죠. 대신 좋은건 있죠. 보험에 포함된 바이탈과 아닌 진료가 너무너무 싸서 외국의 절반에서 많게는 10분의 1의 가격으로 진료 받을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예로 2015년 조사한바에 따르면 근관신경치료(치아 당)의 원화 환산 수가는 한국이 16,949원, 일본이 41,350원, 독일이 164,977원이었고, 미국은 무려 997,444원에 달하였고, 유치 발치료의 원화 환산 수가는 한국이 2,452원, 일본이 14,072원, 독일이 13,523원, 미국이 115,812원이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최저시급이 8590원, 일본이 약 780~1013엔(8720~11326원), 미국이 7.25~14달러(8613~16630원)인거에 비하면 우리는 매우 감사하게도 매우 싼 진료를 제공받고 있는거죠. 이건 누구도 부정할수 없는 우리나라 의료의 현실입니다. 매우 밝아보이지만 뒤에 그림자가 큰것도 알아주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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