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꽃필무렵 - 메밀
메밀은 여뀌과에 속하는 식물로, 알맹이는 흑갈색의 딱딱한 껍질에 둘러싸여 있으며 정삼
각형을 이루고 있다. 이것을 도정하면 껍질은 떨어져 나가고 가루가 나오는데 메밀 열매에
서 가루가 나오는 비율은 70~75% 정도이다.
메밀의 재배역사는 비교적 짧다. 원산지는 동아시아의 온대 북부, 아무르강, 만주, 바이칼
호 부근이다. 7~9세기의 당나라 때 일반에게 알려져 10~13세기 경에 널리 보급되었다고
한다.
문헌상의 기록을 보면 서기 713년 경에 나온 {식료본초}에 메밀에 관한 기록이 나오며
이보다 시대적으로 앞선 {제민요술}의 잡설에 메밀가꾸기에 대하여 상세하게 나온다. 그러
나 최근에 중국 한나라 시대의 분묘에서 메밀이 출토된 사실로 미루어 메밀의 역사는 지금
까지 밝혀진 연대보다 훨씬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기원전 8세기 이전에 중국으로부터 들어왔고, 이후 일본으로 전했다고 한
다. 일본에서 8세기 경에 이미 메밀 재배를 장려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원산지
에서 가까운 우리나라에는 그보다 훨씬 이전에 재배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
나라의 옛 문헌에서 메밀에 대한 기록은 {향약구급방}에 최초로 나온다. 메밀은 생육기간이
짧고 추위에 잘 견딘다. 파종해서부터 약 2개월 후 수확할 수 있다.
환경에 대한 적응성이 강하고 한대지방이나 높은 산지에서도 잘 자라므로 옛날부터 구황작물로 이용되어 왔다.
즉, 극심한 흉년이 들었을 때 대작이나 토양이 척박한 흉작지대에서 응급작으로 재배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구황식물로 우리 조상들의 배고픔을 면하게 해주었던 메밀은 언제부턴가 메밀국
수, 냉면 등의 특수한 향토음식 문화를 발전시켜 주었으며 근래에 와서는 건강식품으로 각
광을 받고 있다.
메밀은 외국에서는 주로 사료용으로 쓰이나 한국, 일본 등지에서는 식용으로도 수요가 많
다. 이를테면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메밀순을 소, 돼지, 사육용 사료로 사용하고, 인도에서는
이것을 소채로 먹기도 한다. 또한 독일에서는 메밀로 맥주, 증류주 등 술의 원료로 쓴다. 한
편 우리나라에서는 메밀국수, 메밀묵, 메밀부침 등으로 식탁에 오르거나 메밀묵과 닭고기를
맑은 장국에 넣어 끓인 다음 여기에 계란을 풀어 갖은 고명을 얹은 유탕등을 보신제로 먹기
도 한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옛날부터 메밀껍질을 베갯속으로 이용해 왔다.
루를 30~80%정도 배합하고 소금을 첨가하여 물로 반죽한 다음 '메밀국수'를 만든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옛날부터 메밀가루로 죽을 만든 다음 이것을 굳혀서 젤리상태의 [메밀묵]을
만들었다. 그리고 메밀의 연한 잎사귀는 데쳐서 나물로 무쳐 먹기도 했다.
있을수록 영양면에서 좋으며 향기도 높다. 또한 메밀은 열매 뿐만 아니라 줄기나 잎에도 루
틴의 함량이 풍부하므로 채소로 이용할 수도 있다.
등을 없애준다'고 한다.
있다. 실제로 요즘에 민간요법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비만이나 변비, 숙변 제거에 메밀 줄기
를 활용하는 경우가 있다. 말린 메밀대를 푹 삶아서 우린 물을 먹으면 장 속의 온갖 찌꺼기
가 씻겨 나온다. 물론 정상적인 사람들에게 권장할 방법은 못된다. 하지만 온갖 약이나 운
동 등의 요법으로도 치료되지 않은 만성변비환자는 한번쯤 시도해볼만한 방법이다.
는 사람은 메밀가루와 대황가루를 섞어 잠자기 전에 온수나 술과 함께 먹으면 효험이 있다.
메밀껍질과 함께 검은콩, 녹두껍질, 결명자, 국화초를 각각 같은 분량으로 베개 속에 넣어
베고 자면 뇌와 눈이 맑아진다. 이 방법은 두풍열이 있는 사람이나 고혈압 환자에게도 좋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