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채를 잘 만들어 벼슬에 오르기도 했다?
잡채는 생일, 집들이, 전통적인 결혼식이나 환갑잔치 상에 빠지지 않는 전통 음식 중 하나다. 지금은 흔한 음식이 됐지만, 조선시대에는 임금님이 먹는 궁중요리 중 하나였다. 궁중요리 잡채를 잘 만들어 벼슬에 오른 사람도 나왔다. 호조판서까지 오른 이충(李沖)이다.
‘광해군일기’(1608∼1623)에 의하면, 우리가 잡채를 먹기 시작한 것은 광해군의 집권시절부터다. 당시 호조판서이던 이충은 갖가지 채소를 향신료와 함께 볶아 광해군에게 올렸다. 잡채 맛이 얼마나 있었던지 “진기한 음식을 만들어서 사사로이 궁중에다 바치고는 했는데 임금은 식사 때마다 이충의 집에서 만들어 들여오는 음식을 기다렸다가 수저를 들고는 했다”라는 기록이 있다. 이충이 광해군의 총애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잡채 조리법에 대한 기록은 1670년께 나온 ‘음식디미방’에 처음 등장한다. 경북 영양에 살던 정부인 안동 장씨가 일흔살 넘어 써낸 이 책에 따르면, 잡채는 생것으로는 오이채·무·당근·참버섯·석이버섯·표고버섯·송이버섯·숙주나물을 사용하고, 익힌 재료로 도라지·거여목·박고지·냉이·미나리·파·두릅·고사리·시금치·동아·가지와 삶은 꿩고기를 쓴다고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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