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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요즘 이런 물티슈, 화장실에 두거나 갖고 다니는 분들 많으시죠.
그런데 이 물티슈를 변기에 버리고 나면 생겨나는 문제들이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물을 내리고 난 뒤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한 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변기에서 내린 물을 포함해 지역의 하수들이 모이는 하수처리장.
정화작업을 위해 쓰레기들을 걸러내는 스크린 설비입니다.
이 일대 하수들은 먼저 이 곳을 거칩니다.
함께 들어온 쓰레기들을 좀 살펴보니까요.
비가 올 때 하수구로 흘러내려온 페트병과 나무들도 보입니다.
그런데 가장 많은 것은 이렇게 물티슈가 뭉쳐져 있는 모습입니다.
변기에 넣고 내린 물티슈들이 뭉쳐져 물길까지 막습니다.
결국 일주일에 2~3번 사람이 직접 빼야 합니다.
이 작업에 동참해봤습니다.
코를 찌르는 냄새에 물살도 심합니다.
미끄러져 하수에 빠지지 않게 안전고리도 맵니다.
이미 잔뜩 뒤엉켜 끈처럼 변해버린 물티슈들을 힘껏 당기고, 낫으로 막힌 물길을 뚫어줍니다.
사람의 손길을 거친 뒤에는 더 촘촘한 스크린 설비가 한 번 더 걸러냅니다.
[나규현/광주환경공단 하수시설팀 팀장 : 지금 물티슈 같은 게 걸러져서 올라오고 있습니다. 열어보시면 조그마한 이물질하고 물티슈가…(2차로 걸러보면) 절반 이상은 물티슈고요. 이 양만 해도 하루에 1톤 정도가 나옵니다.]
최근 물티슈 양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바람에, 이렇게 2번 걸러도 이후 공정까지 물티슈가 흘러갑니다.
[정광철/광주환경공단 하수시설팀 차장 : (아무리 걸러도) 유속이 있기 때문에 빨려 들어갑니다. 물티슈가 들어가서 배관을 막고 다른 설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물티슈를 처리하느라 들어가는 비용이 광주하수처리장에서만 연간 1억입니다.
화장실용 물티슈는 괜찮을까.
일반 물티슈와 화장실용 물티슈를 물에 10분간 담가 비교해봤습니다.
잘 찢겨지지도 않는 일반 물티슈에 비해 조금 더 물렁거리기는 하지만 화장실용 휴지만큼 잘 풀리지 않습니다.
미용 화장지도 변기에 넣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 역시 10분간 담가 비교해보니 물에 넣어도 빳빳하고 잘 풀리지 않습니다.
화장실에서는 화장실용 휴지를 쓰고 물티슈를 꼭 써야 한다면 쓰레기통이나 위생용품 수거함에 버려야 합니다.
음식물도 변기에 흘려보내면 안 됩니다.
하수처리장으로 흘러온 음식물 쓰레기의 기름 성분과 물티슈가 한 덩어리가 돼 배관을 막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물이 다시 깨끗해지기까지 무려 12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물 한 번 내리고 뒤돌아섰던 우리들의 잘못된 생활습관이 녹아 있습니다.